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우려가 고조되는 ‘간병대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해외 간병인력’ 투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병원에서도 간병인을 구하지 못해 고충이 커지고 있는 만큼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해외인력 수입을 전격 허용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방침이 확정될 경우 필리핀, 베트남 등의 간호사 출신들이 대거 국내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 전문 간병이 필요한 돌봄현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와 대응방안’에 따르면 외국인 간병인 취업 가능 비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외국인이 국내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간병인으로 취업이 가능한 비자는 방문취업비자(H-2)와 재외동포비자(F-4)로 국한된 상태다. 즉, 중국을 제외한 필리핀, 베트남 등 16개국의 고용허가제 외국인근로자(E-9)에게는 국내 간병인으로의 취업이 불가능했다. 실제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발표한 국내 ‘요양병원 간병인 분포’에 따르면 34.7%가 중국동포, 내국인이 64.4%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병원계는 그동안 원활하고 질 좋은 간병인 수급을 위해 특정 활동 비자(E-7)와 비전문 취업비자(E-9)까지 허용업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간병인 취업 가능 비자 범위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국내 간병인력 수급난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간병인 공급업체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우 한국어 교육까지 받은 간호사가 수천명”이라며 “그들 중 국제간병사 자격 취득자만 입국시켜 교육 후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날로 심각해지는 보호자들의 간병비 부담을 덜고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해외 간병인력 수급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손요양병원 의료경영연구소 역시 날로 심각해지는 간병인 부족 사태 해소를 위해 외국인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외국 간병인력도 일본의 사례처럼 본국 현지어로 간병교육 및 한국어 시험을 수료하고, 한국 요양병원에서 실습을 통해 근무할 수 있는 통합적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손덕현 소장은 “일본은 간병인력난 해결을 위해 영주권, 정주자 비자, 유학생 비자 외국인을 채용하고 있다”며 “우리도 다양한 외국 간병인력 확보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